12 September 2011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24] - 11년09월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24]
2011년 9월



“너희가 내 안에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어 내 제자인 것을 나타내면 이것으로 내 아버지께서는 영광을 받으신다.”

(요15:7,8)


추석을 맞아 가족 모두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동역자 그리고 후원자님들게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이곳에선 명절 분위기가 전혀 나진 않지만… 그래도 이번 주말은, 다음 주 화요일에 감비아를 떠나 학교로 돌아 갈 아이들과 함께 전기가 있는 선교사 게스트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이 달 19일이면 저희가 감비아로 온 후 꽉 찬 3년이 됩니다. 아프리카에서의 3년은 다른 지역의 3년과는 또 다르다고 하는데, 실제 저희 가족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긍휼사역을 주로 하고 있는 필드의 성격상 진료소, 학교사역 등이 만만치 않은 일들이고, 제자훈련과 전도도 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중의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은 하루 하루 더 절실히 하나님께 매달리며 은혜와 도우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 조금 더 솔직히?... ]
기도편지를 쓰는데 몇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부부가 주거니 받거니 함께 편지를 쓰는 저희로서는 때로 두 사람에게 오는 다른 느낌을 하나로 표현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표현되는 어려움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안식년 전에 쓸 한 두 번의 편지만을 남겨놓으면서, 최근 일기처럼 적었던 몇 가지의 느낌을 솔직히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조금 더 감정적이기는 하겠지만, 자주 어려움으로 찾아왔던 문제들이기에 이런 부분들도 선교지를 향한 기도 가운데 기억되어지면 좋겠습니다.

1) “우리가 일하고 있는 시바노… 전기와 수도물이 아직 공급되지 않은 상태이고, 심한 더위에 선교사 각자에게 주어진 일의 분량도 많은 곳이다. 또, 여러 국적의 팀, 주로는 서양 선교사가 많은 팀에서 유일한 한국 혹은 아시아 가정인 우리로서는 함께 팀 사역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생각도 정서도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도 정말 정말 다르다. 드러내지 않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아도 묵묵히 충실히 일하려 애쓰지만, 여전히 마음 상한 일들이 생기곤 한다. 힘들어서 짐을 싸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적 우월감, 비교의식, 질투 등 사소한 것들을 이용하는 사탄의 전략이 보인다. 주님의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그들 모두 자기 나라의 편안한 환경과 가족, 친구들을 포기하고 주님 한 분 때문에 이 힘든 곳에 온 사람들인 것이 기억되고 다시 긍휼한 마음 그리고 그들이 소중한 마음이 든다. 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밤 기도를 통해 동료들 한 분 한 분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2) “끝이 없이 요구하는, 당신이 무언가를 계속 주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매 30분 간격으로 당신 집의 문을 두드린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때때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우리 지역의 교회가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 선교사들의 편지에서 보여지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훈련과정도 없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아직도 멀고 멀게만 느껴진다. 하나님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난 사람들, 하지만 우리와는 정말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 예수님이 목숨까지도 주셨는데… 그래… 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애정으로 맞고 긍휼과 사랑으로 대하려 애쓴다. 피 값으로 사신 교회, 다른 방법은 없다. 매 순간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성령의 충만을 사모하며 기도하는 방법 밖에는..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으니까…”

3) “수시로 받는 선교사 편지에서 보는 다른 선교사들의 사역보고는 정말 훌륭하다. 그런데 왜 난 자주 그것들이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걸까? 주님은 어떤 마음이실까? 내 마음이 강퍅해 지는 걸까? 그렇다면, 그것을 읽는 한국 교회 성도들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보곤 한다. 우리의 중보기도 후원자들은 3년이 지난 지금 어떤 마음으로 기도를 하시는지, 우리를 기억이나 하는지, 기도 편지를 보내고 난 뒤 오는 답장의 수는 점점 줄어 들고 있는데...
신랑을 기다리는 열 처녀의 비유를 읽었다. 묵상을 통해 주신 말씀은 선교사들은 열 처녀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는 다섯 처녀처럼 현명하게 성령충만하여 깨어 있는 것이라는.. 선교지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아닌 주님을 기다리며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마음, 그리고 태도가 중요함을 다시 깨닫는다. 날마다 말씀을 통해 주시는 위로와 평안이 마음의 강팍함을 눈처럼 녹게 한다. 또 뜻밖에 받는 소포와 메일, 꾸준히 잊지 않고 보내 주시는 소식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아직 우리는 사랑 받고 있다…(후)”

4) “한국에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전화 할 때마다 빨리 돌아와 한국에 정착 하라며 애원하신다, 그리고 최근에는 친정 엄마가 척추 협착증으로 인한 고통이 심해 수시로 주사를 맞고 그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할 형편이고, 고통으로 마음의 병인 우울증까지 생겼다고 하신다.
2년 반을 떨어져 학교를 다니는 딸들은 학교를 좋아하지만, 엄마랑 떨어지는 것이 점점 힘들다고 말한다. 특히, 둘째 딸 유진이는 남은 한 학기 자기 또래 기숙사동 여학생 중 유일한 full boarder라 (다른 아이들은 부모의 선교지가 같은 지역이라 일주일, 혹은 이 주일에 한번씩 집에 갈 수 있지만, 유진이는 그런 형편이 되지 못하니)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매일 밤 울어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아이들은 너무 많은 시간들을 부모와 같이 하지 못하고, 우리도 아이들이 자라는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소소히 나누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어렵다.
이 두가지가 안식년 후 감비아로 다시 올 수 있을지 그렇지 못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가장 큰 기도제목이다. 이런 부분을 나누었을 때 존경하는 한 목사님께서는 부모님도 소중하며 하나님도 그것을 더 기뻐하실지 모른다고 조언해 주셨다. 매일 매일 부모님과 아이들을 하나님 손에 올려 드린다. 그리고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알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5-해답은 하나) “이런 것들이…, 매번 힘들다고 쓰는 선교 편지에 싫증이 나, 쓰기 싫었던 하지만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어려움들 중 일부이다. 이 어려움들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긍정적인 것들-이것도 사실이니까-을 가지고 힘있는 기도편지를 쓰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는 매일 갈급하고 가난한 심령으로 말씀을 읽고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양식으로 하루의 은혜를 구한다. 그렇게 일터에서 최선으로 일하고, 만나는 현지인들을 미소와 사랑으로 대하려 애쓴다. 밤 시간에는 부부의 기도 시간을 통해 마음을 다시 강하게 담대케 하려 애쓴다. 방학 중에는 저녁 식사 후 아이들과의 찬양 시간도 큰 감사였다. 그저 하나님이 가장 좋은 친구이고 위로자이심을 믿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3년의 시간을 보냈다.”


[더 깊은, 더 넓은, 더 높은 그 분]
선교지는 저희 자신의 깊은 곳을 가장 잘 볼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주님을 더욱 닮는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가장 좋은 훈련장임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알지 못하고 배우지 못했을 여러 가지를 많이 느끼고 배웠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과 몸이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때론 애통해하며 울었던 눈물들, 그렇게 타버린 마음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때론 우리 자신에게 반문해 봅니다, 우리 마음에 상처나 쓴 뿌리가 남았는지…? …어렵고 힘들어서 그 순간마다 더 간절히 절실히 찾고 만났던 주님 때문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런 도전들로 인해 우리의 마음에 성령의 열매가 맺혀 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이 안식년을 갖기 전까지 이제 3개월, 그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고, 한국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데 너무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그저 견디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진료소, 학교사역 등을 잘 마무리고 인수 인계하며 무엇보다 감사와 기쁨이 있는 축복의 시간들로 채워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욱 더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소원하고 있고, 여러분의 끊임없는 중보 기도를 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번 마지막 학기를 통해 더 어려움에 있는 아이들,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도전하고 있습니다.

큰 감사 그리고 사랑을 나누며…


2011년 9월 9일
-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 또 감사 Praise


- 간암으로 투병하다 주님 품에 돌아간 카디의 장례식이 은혜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 감비아-세네갈 국경에 차량소통이 재개되어 아이들을 차로 데려다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6월 감비아 웩이 주최한 교회개척(CP)세미나가 돌아봄과 도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 우기의 분주함을 이기고, 7월부터 6개월 과정 제자훈련을 시작하였습니다. 할렐루야!
- 캄판트 캠프의 부족한 일꾼이 채워졌습니다.
- 가람 자매(6주) 그리고 피터 형제(3주)가 시바노에서의 시간을 잘 보내고 갔습니다.
- 7월 제이미와 데비 선교사 가정이 시바노 사역을 잘 마무리하고 영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 6월부터 영국인 의사 카렌이 장기선교사로 진료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 늘 부담이 되었던 진료소 매뉴얼과 약품 주문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 주님의 채우심으로 11월에 진료소에 새 앰블런스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 아이들과 함께 보낸 지난 방학의 시간을 감사합니다.
- 아이들 학교(BCS)의 부족한 선생님들이 많이 채워졌습니다.


… 그리고 기도 Prayer …


- 제자훈련(Discipleship training)에 나오고 있는 5명의 현지인을 위해
- 그리고, 조만간 그들 중 일부가 새로운 제자훈련을 인도하도록
- 시바노 교회의 네네가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되고 남편인 줄리오와 가정이 바로 서가도록
- 자코이 빈탕 지역의 작은 모임이 교회로 자리매김해 가도록
- 안현숙 선교사가 유치원과 학생재정후원 사역을 은혜로 잘 감당하도록
- 안 선교사의 후임자를 보내주셔 인수인계가 순조로이 되어지도록
- 웩 감비아팀의 긍휼사역(특별히, 진료)의 부족한 재정을 위해서
- 우기의 많은 환자들, 시바노 스테이션 선교사들의 육체적 영적 강건함을 위해서도
- 올해 말 한혁준 선교사가 떠난 자리에 필요한 의사 선교사가 채워지도록
- 희진이와 유진이의 마지막 한 학기가 주님의 보너스 같은 축복의 시간이 되도록
- 안 선교사의 어머니가 척추질환으로부터 나음을 얻고 평안을 찾으시도록
- 어려움 가운데 있는 포항 선린병원에 주님의 일하심을 보도록



6 comments:

Anonymous said...

안녕하세요, 선교사님
저는 이우진입니다. 선교사님의 기도편지를 읽으며 제가 한국에 오자마자 감비아로 가신다고 얼굴 볼 겨를 없었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3년이 흘렀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새로운 생명이 허락되어 둘째(원우)가 5달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님의 수고와 헌신에 그곳에서 귀한 생명의 잉태가 되어가고 있음을 믿습니다.
수고하셨고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오원섭 (OH Won Sup) said...

한혁준선생님,

선생님의 이번 기도편지를 읽고 한편으로는 제 마음이 너무 아팠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생님 가족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만 힘이 들어도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불평을 하며 하나님의 이끄심에 대한 회의로 인한 무기력증에 빠지곤 합니다. 어제 제 처와 선생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언젠가는 선교지에서 선생님 가족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귀국하시면 꼭 연락을 주십시오.

3개월 후의 만남을 기대하며 서울에서 오원섭 올림

Anonymous said...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
한국은 선교사님 가정을 늘 기다리고 보고싶어합니다^^ 견디게 하시는 성령의 은혜에 감사하며 홧팅~~

Anonymous said...

두 분 선교사님께
벌써 3년이네요. 하나님께서 선교사님내외를 알게 해주신지(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 곧 들러오신다니 조만간 뵐 날이 기대 됩니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그때 저에겐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 선교사님의 편지는 늘 나를 다시 뒤돌아보게 하는 좋은 영양제 주사였습니다.
늘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면 한방씩 맞으면 원기회복되는 좋은 영양제주사!^^
이번 글을 읽으면서도 제 힘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시네요.
늘 선교사님 가족을 위해 기도합니다.(오시기 전까지 하시는 일과 건강을 지켜주시길...) 남서울교회 김제현 올림

Anonymous said...

늘 두분의 따뜻한 눈빛을 기억하며...
오늘 새벽 들려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옮겨봅니다. "믿음으로 그들은 홍해를 육지같이 건넜더라" 말할수없는 여러상황을 얼마나 만났을까, 말로다 하기 힘든 마음의 부담감은 또 얼마였을까! 그런데 주님이 이곳까지 인도하셨음을 보고있어요.
은혜로 밖에는...정말 늘 주님밖에는 알분이없을거에요.기도편지를 읽으며 얼마나 많은 밤을 눈물과 기도로 보내셨을까 마음이 멍먹했어요. 두분을 축복합니다.힘내세요.끝까지 건강하게 사역잘 감당하시도록 기도할께요...수민,진우엄마(이선경)

김미영 루시아 said...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피 2: 5-7)... 예수님의 마음을 간직하며
고 직접 그분의 손과 발이 되어 뛰시는 선교사님 가족분들께 최고의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언제나 즐거운 맘 간직하시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