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October 2009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018] - 09년10월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018]
2009년 10월

“ 여러분도 기도로써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시고우리에게 은혜를 주셨는데, 이 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하나님께 감사하게 될 것 입니다. ”(고후 1:11)


사랑하는 분들께,

감비아에는 두 계절이 있습니다. 그 중, 6월경에 시작된 우기(rainy season)가 이제 막바지에 있습니다. 약 보름이 지나 11월이 되면 또 하나의 계절인 건기(dry season)가 돌아와 주변을 뽀얀 먼지로 가득 채우겠지만, 10월의 감비아는 아직도 녹색이 한창입니다. 2008년 9월 19일에 저희 가정이 감비아에 도착했으니, 지난 9월은 저희가 이곳에 온지 일년이 되는 달이었습니다. 어떻게 지낼 것인지 막막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떻게든 버텨보자던 그 일년이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지난 일년 동안 저희를 지키고 인도해 주신 우리 주님을 찬양하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염려하며 중보해 주신 분들께는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편지를 올립니다.


[일년을 지나며…]

지난 일년동안 변하는 모든 기후를 겪어 보았다는 것이 저희에게 작은 감격이 됩니다. 그냥 앉아 있는 것 만으로도 땀이 줄줄 나고 조금 움직이면 옷이 온통 젖어 버리는, 차라리 물 속에 잠겨 지내고 싶은 매일 매일의 더위는 저희를 쉬 지치게 하지만, 11월 중반부터 2월 초까지는 때로 추위(?)를 느끼는 새벽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여러 벌레들과 전쟁을 치러본 것도 의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 안으로 침입하는 파리, 모기, 바퀴벌레, 개미, 이름 모르는 벌레들, 때로는 군단으로 달려드는 벌레들이 저희를 기겁하게 하곤 했습니다. 가끔은 쥐를 잡고 도마뱀을 쫓아야 했는데, 급기야 침대 옆에서 전갈을 발견했을 때는 마음이 많이 답답하기도 했지요. 왜 이렇게 덩치 큰 벌레도 많은지… 날아 다니고 점프하고 물고…. 오래된 집이긴 하지만 깨끗하고 깔끔하게 관리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가끔은 여기서 구할 수 없는 한국 음식들이 특별히 생각나는 날이 있었고, 그저 편안히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싶어 지는 날, 떨어져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그리워 지는 날, 마흔이 넘은 나이에 현지어를 배우기 위해 씨름하며, 진료소 일과 사역들, 그리고 그 관계에서 오는 부담과 언어의 스트레스 속에 있는 자신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때로는 저희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 그럼에도 감사한 이유…]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저희에게 허락하신 감사의 제목들은 이와 비교할 수 없이 많고 의미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생각해 보면 참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일년이었지만, 그 변화들을 잘 지나게 하시고 크게 아픈데 없이 잘 적응하게 해 주신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요… 또, 부족한 저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중보해 주시는 한 분 한 분들 그리고 협력해 주고 계신 교회와 단체들로 인해서 큰 감사를 올려 드리게 됩니다. 때마다 나누어 주신 격려의 메시지들이 저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곤 했는지 모릅니다. 저희가 갚을 수 없는 것들, 주님께서 축복하며 갚아주시길 기도합니다. 지난 1월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나서 힘든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 도전이었다면, 이로 인해 저희 부부가 주님께 나아가 더 부르짖는 계기가 된 것은 감사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저녁 시간, 부부가 함께 말씀을 읽고 함께 기도하는 그 시간을 계속 사모하게 하심을 인하여 참으로 감사하게 됩니다. 시바노로 이사한 이후 지난 5월부터, 고국에서 누렸던 새벽기도의 은혜를 다시 회복시켜 주신 것도 감사한 제목 중의 하나입니다.




[시바노 클리닉…]

형제가 6월에 진료를 시작하고 5개월째가 되고 있습니다. 7월 중순부터 1달 반 이상 선배 의사선교사의 부재기간을 두고 많이 기도하고 준비하기도 했는데, 이 기간 동안 무리 없이 진료소를 지킬 수 있게 됨을 인해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일들 위에 진료를 우선 순위로 둘 수 밖에 없었고 몸도 마음도 바쁜 시간이었지만 이 부담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도 했습니다. 순조롭게 진료소 일을 시작하고 스텝들과 환자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으로 인해 감사를 올립니다. 시바노 진료팀은 최근 HIV/AIDS 프로젝트, 특별히 가정 방문 사역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 일의 비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일반 진료의 부분과 HIV/AIDS 사역 모두 더 많은 의료인력과 재정의 도전들이 있지만 이 일 가운데 일하실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계속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선배 선교사님이 돌아오셨고 우기가 지나가고 있기에 조금은 나은 형편이지만 그간 함께 일해왔던 단기 의사 선교사가 조만간 떠날 예정이여서 이틀에 한번 서야 하는 당직, 그리고 두 주에 한번씩 돌아오는 주말당직으로 계속 분주한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틈이 나는 대로 현지인 환자와 진료소 스텦들의 집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곳 감비아에서도 새벽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의 시간이 예외 없이 빠르게 지나가네요. 감당할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자매의 사역…]

그동안 이 부분을 놓고 오랫동안 기도해 왔습니다. 어린이 사역에 대한 마음이 계속 있긴 하지만, 자매의 기도 가운데 우선은 필드의 필요에 따라 섬기고자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리더쉽과 상의한 후, 업무가 늘어나고 있는 HIV/AIDS 프로젝트의 행정과 진료소 행정의 일부분을 맡아 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집안 일 외에도, 시바노에 오고 가는 사역자들과 방문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 현지아이 두 명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수학을 가르치는 일, 마을로 나가 현지인들을 방문하고 주중에 두 번 정도 있는 현지 교인들과의 모임을 갖는 것, 선교사들끼리 만나는 또 다른 모임과 현지인 선생님과 갖는 두 번의 만딩가 수업 등이 자매의 시간을 빡빡히 채우고 있습니다.




[아이들 소식…]

지난 방학동안 아이들이 참으로 즐겁고 기쁜 시간을 가졌습니다. 네델란드에서 새로 온 선교사 가정의 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재미있게 노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 때문인지 혹은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그 가정의 아이들을 보게 된 때문인지 이번 학기 초에, 특별히 둘째 유진이가 학교에 다시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희진이가 그랬듯이 전화 너머 우는 유진이 때문에 저희 마음이 또다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마음을 만지시고 계신 주님을 느낍니다. 조금 나아지기는 했는데, 유진이가 아직, 이번 학기가 끝나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남겠다고 얘기를 하곤 합니다. 이 부분에 주님의 간섭하심이 있도록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선하게 인도해 가실 주님만을 바라봅니다.



[품고 기도하는 영혼들…]

상황이나 환경과 관계 없이 영혼 구원의 열정과 기쁨이 온전히 저희를 사로 잡으면 좋겠습니다. 진료소 일을 해 나가고 마을 사람들을 알아가며 교제하게 되는 현지인들이 조금씩 늘고 있고, 기도시간마다 품고 기도하고 있는 영혼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위해 계속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하루 아침에 될 것 같지 않아 보일 때가 많습니다. 주님께서 해 나가시는 일에 계속 동참하도록 이 일 가운데 지치지 않도록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감사 (Praise)…

1) 제이미 선교사님의 부재 기간 중 진료소가 큰 문제 없이 운영되도록 지켜 주심을 감사합니다.
2)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2달의 방학기간 동안, 기도했던 대로 아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3) 지난 일년간 가족 모두 건강하게, 감비아 그리고 시바노에 잘 적응하게 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4) 말씀과 기도의 시간을 꾸준히 갖고 그것을 통해 새 힘을 얻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기도 (Prayer)…

1) 만딩고 언어를 배우는데 지치지 않고 계속적인 진보가 있도록
2) 자매가 HIV/AIDS 진료팀과 시바노 스테이션의 행정을 돕기 시작했는데 감당할 지혜를 주시고, 어린이 사역을 위해서도 분명한 비전을 주시도록
3) 세네갈 BCS에 있는 희진이와 유진이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아이들이 그곳에서 친구와 선생님과 좋은 교제를 가지도록. 또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더 많이 알아가도록
4) 필드의 진료팀에 계속적인 변화가 있습니다. 누적된 재정 적자와 새로운 HIV/AIDS 프로젝트의 부담, 더 많은 의료진의 필요가 주님으로 말미암아 해결되게 하시고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효과적으로 쓰임 받아 가도록
5) 11월 첫째 목요일, 매월 있는 필드 정기기도회에서 저희 부부가 찬양과 예배, 기도 시간을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과 임재하심을 느끼는 시간이 되도록
6) 품고 기도하고 있는 감비아 영혼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고, 저들을 향한 기도가 쉬지 않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009년 10월 16일

-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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