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uly 2009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09년 7월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017] 2009년 7월

“My times are in your hands…”(Psalms 31:15)“
사람이 낮에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실족하지 아니하고
밤에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는 고로 실족하느니라.”
(요한복음 11:9,10)


사랑하는 분들께,
한국은 지금 고온다습한 특유의 여름이 깊어져 가겠네요? 늘 더운 이곳도 다습한 우기(rainy season)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시바노(Sibanor)로 이사 온 후 저희에게는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났던 것 같지만, 이제 다시 편지를 써가자니 소식을 기다리고 계셨을 분들께는 더 자주 연락 드리지 못한 송구한 마음이 앞섭니다.


[ 시바노 클리닉, 시바노 교회… ]



시바노 지역은 1960년대 웩(WEC)이 감비아에서 사역을 시작한 때부터 진료소를 중심으로 섬겨왔던 곳 입니다. 한 때는 연간 6만여 명의 외래환자와 4천여 명의 입원환자를 가진 곳이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나며 주변 마을에 생긴 다른 진료소들과 말라리아 예방운동의 덕으로 환자가 많이 줄어, 현재는 입원실 12병상 정도의 규모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연간 천 명 이상의 입원 환자와 1만 명 이상의 외래 환자를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매년 400 여건의 출산이 이루어지고, 1400 여명의 산모, 1500 여명의 소아환자가 해마다 새롭게 등록되고 있지요. 특별히, 최근에는 에이즈(HIV/AIDS) 치료센터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이와 관련된 일들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속에 웩 시바노 클리닉이 시바노 지역 뿐 아니라 온 감비아에 좋은 평판을 가지게 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곳에서 새로운 개종자를 찾는 것은 계속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워낙 열매가 적어 한 때는 신발의 먼지를 털고 사역지를 정리하는 것도 고려했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최근 이곳에 졸라(Jola) 족속이 복음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클리닉에도 주님께서 새로운 사역자들을 모으고 계시기에 기대 가운데 계속 사역을 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답답하고 어두운 지역입니다.



이곳에도 교회가 있습니다. 교회당도 나름 예쁘게 지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주변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로 정통 모슬렘으로부터 천대를 받는 소수 종족이 교인의 주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기독교 종족으로 알려진 이 분들을 제외하면, 현재 남아있는 교인 중에 실제적인 개종자는 서너 명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만딩고는 단 한 명뿐입니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감안하면 참으로 작은 숫자이지요. 계속 교회를 섬겨 가면서 그 안에 있는 여러 갈등과 상처의 역사도 함께 보게 됩니다. 아직도 성숙시켜나가야 할 부분들이 참 많이 보이는데 이것이 저희가 계속 품고 기도하며 섬겨가야 할 부분으로 느껴집니다. 언젠가 이곳 시바노 교회가 부흥의 근원이 될 수 있도록 저희와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만딩고 시험을 치르고… ]


5월 말, 형제가 진료에 들어가기 직전에 만딩고 시험을 치렀습니다. 당락이 있는 시험은 아니었지만 그간의 언어과정을 정리하고 현재의 저희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만딩고 문서 사역을 하고 계신 독일 선교사님의 감독 하에 만딩고 현지인을 대동하고 치러졌습니다. 다행히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할만한 점수를 얻었고 이에 대해 칭찬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럭저럭 시험에는 좋은 결과를 얻었는지 모르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만딩고 입니다. 현지인들과 대강의 인사는 나눌 수 있게 되었지만 대화를 진행해 가기에는 여전히 큰 한계를 느낍니다. 감독하신 선교사님께서는 2번의 이사와 아이들 학교 정착을 돕는 일, 동료 의사 선교사의 안식월 때문에 형제가 진료에 일찍 투입되는 것 등을 감안해, 진료소가 덜 붐비는 건기(dry season)에 맞추어 우리에게 만딩고 공부를 위한 3-4개월 정도의 추가 시간을 주기로 약속하셨습니다.




[ 6월, 진료소 근무를 시작하고… ]


형제는 6월1일부터 시바노 진료소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은 영국인 제이미(Jamie) 선교사님이 이곳의 유일한 의사였는데, 형제가 오고, 또 핀란드에서 6개월의 단기선교사로 탄야(Tanja)라는 젊은 여의사가 동참해 오랜만에 세 명의 의사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도와주고 있는 간호사, 조산사 선교사님들과 현지인 간호사들이 없다면 쏟아지는 환자들과 산모들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별히 현지인 남녀 간호사들은 대부분이 이전에 운영되었던 시바노 간호학교 출신들인데 모두들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팀웍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또한 모슬렘이어서 여전히 복음을 나눌 대상이기도 합니다.


제이미 선교사님은 지난 13년간 시바노 클리닉을 지켜온 베테랑 선교사이십니다. 2년 후 은퇴를 앞두고 계신데, 이번 7월 중순부터 약 6주간 영국으로 안식월을 떠나게 됩니다. 우기에 접어들어 찾아오는 환자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열대의학에 경험이 없는 형제가 단기선교사와 호흡을 맞추며 진료소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난 몇 주간 형제는 마음에 부담을 갖고 진료소 일들을 익혀 왔습니다. 의사면허를 따고 17년이 지났지만, 환자나 질환 더군다나 진료여건이 그간의 경험들과는 많이 다르고, 의사들이 번갈아 가며 On call 당직을 서는 상황이 마치 전공의를 새로 시작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지인 환자들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접근해 가는 좋은 다리가 될 것을 믿기에 한편으로는 많이 감사하기도 합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 아이들과의 재회… 그리고, 달려갈 길… ]


아이들이 두 달의 방학을 맞아 감비아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1월부터 두 학기가 끝났네요. BCS를 좋아하게 되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 낸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벌써 학교로 다시 떠나는 것을 걱정하며 눈물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9월에 다시 학교로 돌아갈 때까지 엄마, 아빠와 흠뻑 사랑을 나누고, 아이들 마음에 큰 격려를 가지고 돌아가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부분임을 느낍니다.

아이들 방학이 끝나면 자매는 병원 일을 조금씩 돕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역을 생각하며 기도해 온 자매는 CRE(Christian Religious Education)의 기회를 놓고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CRE는 초등학교의 종교교육 시간에 크리스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 교육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모슬렘이기에 극소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작하게 되겠지만, 정부에서 인정하는 합법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므로, 시바노 지역 학교들과 특별히 아이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좋은 접촉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매는, 9월부터 이 일과 병원 일을 돕는 것을 병행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남은 기간 잘 진행되고 또 준비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세요.



이제 감비아에 온지 10개월, 시바노로 이사온 지 4개월이 되어갑니다. 저희가 알게 된 현지인들도 한 명 두 명 늘어갑니다. 시바노로 이사 온 후에는 그 영혼을 얻기 위해 특별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형제의 만딩고 선생님이며 재단사인 ‘티장’그리고 최근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의 부인 ‘마마’, 자매의 선생님이며 진료소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파투’, 우리집에 살았던 전임 선교사님 때부터 집안의 여러 일들을 도와 주고 있고 최근에는 형제와 함께 만딩고 성경을 읽기 시작한 ‘마마두’, 그리고 병원 직원인 ‘케바’와 몇 명의 환자와 가족이 그들입니다. 모든 관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이 모슬렘 커뮤니티 안에서의 회심은 곧 개종과 배교를 의미하기에 한 영혼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감 또 절감하고 있습니다. 아직 신임 선교사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시골생활의 불편함 못지 않게 이 열매 맺기 어려운 답답함이 벌써 마음에 큰 짐이 되곤 합니다. 오직 기도 외에 다른 답이 보이질 않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언젠가 영혼을 얻는 큰 기쁨을 함께 나누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감사 (Praise)…



1) 희진이와 유진이가 지난 1월 이후 BCS 에서의 두 학기를 잘 마칠 수 있게 하심을, 그리고 모기에 물린 자리의 가려움증으로 악화되었던 유진이의 피부가 많이 호전되었음을,
2) 5월말까지 만딩고 언어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6월부터 진료에 임할 수 있게 됨을,
3) 자매가 9월 이후의 사역에 대해 가닥을 잡고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됨을,
4) 주변의 현지인들과 관계를 조금씩 깊게 만들어 갈 수 있게 됨을… 감사합니다.



기도 (Prayer)…


1) 형제의 진료 가운데 지혜를 주시고 선배 선교사님의 부재 기간에 진료소 일들을 잘 감당하도록
2) 2달의 방학 동안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즐겁고 뜻 깊은 시간들을 갖도록
3) 만딩고 종족어와 영어가 믿음과 인내, 주님 주신 지혜로 계속 진보 할 수 있도록
4) 교제하고 있는 감비아 영혼들에게 사랑과 말씀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5) WEC 감비아 팀이 경쟁과 비교 대신 사랑 안에 하나가 되어 가도록
6) 영육의 강건함을 잃지 않고 주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늘 평안과 기쁨을 누리는 선교사가 되기를…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009년 7월 15일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추신) 최근에 이메일 주소가 바뀌었습니다. 새 주소는 drhanhj@gmail.com 입니다. 관련 내용은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comments:

김미영(루시아) said...

안녕하세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요즘 휴가와 방학, 비수기 등으로 한가한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 선교사님 내외 분은 진료하시느라 여행도 못가시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지금 당장 감비아는 마른 땅처럼 보여도 언젠가 탐스런 열매를 맺게 될꺼예요. 사진을 보니 두 분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항상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Let's go!

Anonymous said...

선교사님~~
건강히 지내시는지요?
희진 유진은 학교로 돌아갔을것 같네요
방학도 잘보내고 선교사님 진료도 순조롭게 이루어 질거라 믿고 기도합니다..
늘 더위에 힘드실텐데 이곳의 가을바람이 저희에겐 호사를 누리게 하네요..
안선교사님의 계획도 시작을 하셨겠지요?
하나님의 idea로 여러가지 사역이 순조롭게 한걸음씩이 펼쳐지길 기도합니다.
열매는 하나님의 손에 있으니 선교사님 매순간마다 힘드신 조건중에도 행복하고 즐거운 주님과 동행 되시길 기도하며....

김미영(루시아) said...

골로새서 1: 10-11; 주께 합당하게 걸어 모든 일에서 그분을 기쁘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것에서 자라나고 그분의 영광스런 권능에 따라 모든 강력으로 강건하게 되며 기쁨으로 모든 인내와 오래 참음에 이르고...
선교사님, 제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기도로 돕고 있어요. 늘 주님과 함께 동행하시어 참 기쁨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