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토요일, 우기에 접어든 감비아는 계속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8박9일간의 시바노 방문 일정으로 Fajara본부를 나섰습니다. Brikama에 들려 다른 WEC선교사님들을 만나고 조금 더 달리니 이내 깔려있던 아스팔트 길의 끝이 보였습니다. 그 후로는 덜커덩 덜커덩.... 그래도 최근에 길이 넓어지고 그나마 모양을 제법 갖추게 된거랍니다.
그렇게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고 나서 도착한 마을 시바노(Sibanor)... 아래 보이는 것이 40년 역사를 가진 Sibanor Clinic의 정문입니다.
라마단이 마쳐가고 그 끝을 기념하는 축제일에 맞추어 3일간의 국경일이 있었던 탓에 그리 바쁜 주간은 아니었지만, 월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금요일에는 영국인과 스위스 의사 선교사님이 진료하는 것을 참관하며 병원의 분위기를 익혔습니다. 그렇게 두 분의 의사와 한 분의 독일인 간호사가 장기 사역자였고 독일에서 온 두 명의 간호사 단기 사역자들도 감비아인 간호사와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습니다. 스위스 의사 분은 내년 1월에 떠나시고 제가 그 일을 인계 받을 것 같습니다.
병원은 40년이 흐르는 동안 몇번의 renovation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더 낙후된 상태였고, 전기와 수도물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태양열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고 물탱크로 물을 끌어올려 사용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저희가 있는 중에도 말라리아 환자가 계속 입원하기는 했지만 말라리아 환자수가 줄면서 입원병상도 줄어 현재 입원환자를 위해서는 12병상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머무는 동안 주로 진료소 주변에 사는 현지인 동네를 방문하고 몇몇 현지인 크리스챤을 만나며 주변 지역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희는 게스트 하우스로 만들어진, 비교적 최근에 지은 시멘트집에 머물렀는데 점심때는 감비아 아주머니가 감비아식 점심을 챙겨 가지고 왔었지요. 꼭 '세수대야'처럼 생긴 큰 그릇에 모든 식구들이 함께 둘러앉아자기 앞의 부분을 바깥쪽부터 먹어가는 특유의 서부아프리카식 식사였지요. 현지인들은 손으로 드신다는데, 우리는 물론 숟가락을 이용했습니다. 감비아식 식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다행히 음식은 우리 입맛에 어느 정도 맞았습니다. 그런데, 입안에서 자꾸 흙 같은 것이 씹히는 기분은, 영...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먹어 다행입니다.
전등을 켜는 정도, 그리고 노트북을 충전하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태양열로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지요. 밤에는 그야말로 칠흙같이 어두워 나들이 나가기도 어려웠구요. 빨래는 물론 손으로 하게 되고 다림질도 숯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야된다네요. 프로판가스로 돌리는 냉장고는 비교적 유용하게 쓰였는데, 게스트하우스 욕실의 물이 잘 안내려가는 통에 녹 냄새나는 물로 샤워를 하면서도 애를 먹었던 것이 어려운 일 중의 하나였지요.
스위스의사 가정이 내년 1월에 떠나면 그분들이 살던 곳으로 이사를 가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그곳은 오래된 집이라 아무래도 손볼 곳들이 좀 있겠지요. Termite라고 하는 흰개미 외에 각종 벌레들과의 싸움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구요... 자매는 잘 참아오다 어느날 아침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지만, 이런 환경들에는 점차 익숙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돌이켜보면 추억이 될 날이 곧 오겠지요... 기도편지에 나누었던대로,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그리고 감비아를 더 알아가기를 소망해봅니다.
7 comments:
기도 편지 보고 선교사님 가정의 여러어려움을 생각했읍니다. 건강하게 사역하시기를 항상 기도합니다.
왕과 제사장의 기름 부으심이 시바노에도 사모님에게도 함께 하길 축복합니다. 경민..
한혁준 선생님과 가족 여러분께 주님의 크나큰 위로와 기쁨과 평화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부모님께서는 건강히 잘 계시며 다음 주에 뵐 예정입니다. 선생님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김미영
어느 목사님 말씀대로 그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는 그 길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왜 이리도 차이가 나는 걸까요. 선교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모든 걸 준비해 주실겁니다. 목장모임때 소식 전하고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늘 강건하시길...
봉담새내기 드림
민찬이,민영이랑 밤마다 기도하고 있어요.
자랑스런 큰 아빠,큰 엄마,희진 누나,유진
이....하나님 보시기에 더욱 아름다우실거라 믿어요. 힘내세요.
캐나다에서..
사진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선교사님이 쓰신 글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기도로 더 열심히 함께하겠습니다.
^^*
반가운 얼굴들을 사진으로나마 뵐수 있어 잠시 기분이 좋았더랬는데
글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자니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낍니다.
오늘도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쏟아 냈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기도할께요.
자매님을 눈물을 닦아주실분은 선교사님 몫이랍니다.
사모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힘내세요!!^^*
포항에서 전선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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