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December 2007

지난 편지 012 - Dec. 2007

2007년 12월에 쓴 편지입니다.


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012]

2007년 12월(눅 5:4)

“깊은 데로 나가서 고기를 잡도록 그물을 내리라.”“…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내가 그물을 내리겠나이다.”(눅 5:5)


사랑하는 분들께,

우리를 위하여 이 땅을 창조하신 분께서, 또 우리를 위하여 겸손히… 그가 창조하신 땅으로 내려오셨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심으로 보여졌던 그 분의 크신 사랑으로 기쁨과 감격 가운데 성탄을 기다리고 계실 줄 믿습니다.저희는 지난 편지 이후 한동안, 영국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자매는 독감에 걸려 힘들어 하더니 훈련 기간 내내 기침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저희가 섬겨야 할 선교지를 알지 못하는 불확실함이, 항상은 아니어도, 때로 심적, 영적으로 힘들게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것이 저희 부부로 하여금 매일마다 주님께 더 나아가 기도하게 하는 귀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기도를 쉬면 이유 없이 서로 힘든 상황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공동체 안에서의 삶과 훈련이 쉽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겠지요. 돌이켜보니 부부를 향한 영적인 공격이 심하다는 훈련 기간 동안 특별한 싸움(?) 없이 잘 지내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 불스트로드/Bulstrode 에서의 삶 ]

이 곳의 일과는 8시 duty로 시작됩니다. 자매는 숙소 옆 화장실 청소, 그리고 형제는 지하 계단과 그 곳에 있는 화장실 청소로 아침을 열고, 매일 8시 30분에는 30분 간의 예배 시간을 갖습니다. 저희 부부를 포함한 10명의 WEC 후보 선교사들은 9시15분부터 4시15분까지 강의와 실습 시간을 가집니다. 각자가 갈 나라에 대한 연구 발표, 읽어야 할 책들, 런던 외곽 방글라데시인 지역에서 있었던 7일간의 사역, 아침예배 간증, 일주일에 한번인 노동시간, 가끔은 한주간 내내 노동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여러 프로그램, 빡빡한 일정으로 순식간에 3개월 반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불스트로드에는 선교지에서 10년, 20년 이상의 세월을 보내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예배시간, 뒷줄에서 그 분들의 흰 머리를 보고 있노라면, 선교지에서 흘렸을 눈물과 땀 그리고, 한 자리를 꾸준히 지키시며 주님을 사랑한 그 증거들로 인해 웬지 모를 가슴 뭉클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의 경험을 통한 실제적인 나눔들이기에 그것들이 저희 마음에 더 다가오고, 저희도 주님 안에서 그런 삶을 살기를 소원해 봅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30분부터는 세계 곳곳의 선교지와 WEC선교사를 향한 2시간의 기도모임, 한 달에 한번 첫째 화요일에는 오전을 모두 기도로 보냅니다. 모든 분들이 하루 하루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데, 그 바쁜 중에 모든 사역지와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가 끊이지 않는 것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 감비아/The Gambia… ]

훈련 시작 직전에 A국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선교지에 대해 불확실한 상황 가운데 있었던 저희는, 훈련기간이 끝나기 전에 가야 할 땅을 보기를 간구하며 기도에 집중하였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새로운 소식을 나누기 원합니다. 선교대학(ANCC)에서 늘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준비한 A국을 내려 놓는 것, 우리의 생각과 방법을 내려 놓고, 전혀 새로운 곳으로 인도하심을 받는 것은 또 하나의 시험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기간을 통해 서부 아프리카의 감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하시고, 도전을 주시고, 그리고 인도하심의 증거들을 허락하셨습니다. 특별히 저희가 다니고 있는 St. James Church의 예배 가운데, 저희 두 사람에게 동일한 말씀과 마음을 주셨습니다. 2천년 전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그 말씀(누가복음 5:4,5)을 이제는 저희가 의지해서 나아갑니다. 때로는 저희의 생각과 달라 보이는 그 땅, 그 새로운 곳, 깊은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리라는 약속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서부 아프리카의 감비아는, 15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작은 나라입니다. 지리적으로는 세네갈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슬람의 영향은 이보다 더 강해 보입니다. 인구의 95%가 무슬림이고, 영어가 공식 언어이지만, 다양한 종족과 함께 종족 언어도 20여개가 됩니다. 1966년 이후 이곳에서 의료를 중심으로 ‘교회개척’ 사역을 하고 있는 WEC감비아 팀은 효과적인 교회개척을 위해 계속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커다란 변화 앞에서 ]

저희의 사역지가 감비아로 정해지면서 저희 가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에게 큰 변화 중 하나는, 감비아의 여건 상 아이들이 이웃 국가인 세네갈의 WEC 선교사자녀 학교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한번도 예상해 본적이 없어 여전히 저희 마음을 정하기 쉽지 않지만, 아이들을 주님의 손에 매일 올려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부분을 조금씩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저희에게나 아이들에게나 힘든 부분이지만, 하나님께서 조금씩 만져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매의 건강에 관한 부분입니다, 훈련 기간 독감과 기침으로 고생을 해서인지 건강에 대한 염려가 살며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부족 언어를 배우기 위해 6개월 혹은 9개월 동안 오지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부분, 말라리아 예방 약을 상복해야 하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기도하는 가운데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염려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이신 사랑과 은혜를 떠오르게 하심으로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묵상케 하십니다. 성경의 말씀 그대로 우리가 순종하며 살 때, 그 분의 말씀이 살아있어 날 선 검과 같이 우리를 지키시고, 또 우리의 삶을 풍성케 하실 것을 믿습니다.


[ 열대의학 과정, 그리고… ]

이런 결정을 해가며, 감비아 필드 리더와 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했고, 필드에서는 형제에게 감비아에 들어오기 전 ‘열대의학(Tropical medicine)’ 과정을 하고 올 것을 권했습니다. 그곳에서 흔히 접하게 될 질병들은 한국에서 보아오던 병들과는 다를 것이고, 2년 반 동안 의료에서 떨어져 지냈던 형제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2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영국 중부 리버풀/Liverpool에서의 과정을 마치려면 한국에 들어가는 시기가 1월에서 5월 중순으로 늦춰지게 됩니다. 동역하는 교회들과 병원과 상의 후 예약된 비행기 좌석을 취소하고 계획을 수정 중에 있습니다.3개월만을 위해 아이들 학교를 영국에서의 4번째 학교로 옮기는 것이 부담이 되어, 자매와 아이들은 이곳 제라드 크로스/Gerrards Cross에 머물고 형제만 리버풀에 혼자 올라 가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영국본부에 저희가 머무를 방이 없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자매가 큰 상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머물 곳이 없는 서러움(?), 예정되었던 계획들이 복잡해 지고 잘 진행되지 않는 것들이 우리의 감정을 약하게 하며 감비아로 가는 것에 대한 회의까지 밀려왔습니다. 너무 지쳐 무조건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아무도 돕는 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 이 때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희에게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가장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잠히, 때론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보기도를 부탁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셔, 아침 예배시간에 이곳의 선교사님들께 기도를 부탁하고, 한국의 동역 교회들에 기도를 부탁하는 편지를 드렸습니다. 이후는…… 기도의 능력을 느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일단 저희 가운데 평안이 다시 찾아 왔고, 누가복음 5장 말씀을 주신 것도 그 때입니다. 어려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WEC 선교사님을 통해 아이들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자매와 아이들이 머물 곳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계속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이 시험을 통해 중보 기도의 능력과 우리의 믿음이 또 한 번 견고해 질 것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 한 해를 보내며… ]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요즘 저희 마음 가운데 있습니다. 또 한 해를 보내며,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은 지체와 선교사님들의 슬픈 소식들을 접할 때, 아직 저희 옆에 있는 사랑스런 아이들, 배우자, 부모님, 가족, 친구들로 인해 주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들의 일상 가운데도, 주님 한 분으로 인한 기쁨이, 주님께서 허락하신 소중한 존재들로 인한 감사가 더욱 깊게 느껴지기를 소망합니다. 주님께서 올 한해도 지켜주셨으며 지금뿐 아니라 영원히 함께 하신다는 약속에 사랑과 감사의 찬송을 올려 드립니다. 삶을 통해 우리의 소망이 오직 그분께만 있음을 배워가게 하시는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과 축복을 전합니다.


2007년 12월 17일

-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 함께 기도해 주세요 ]

1. 늘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삶을 살며 성령 충만할 수 있도록,

2. 2008년 2월부터 시작될 3개월의 열대의학 과정 동안 가족이 잠시 헤어지게 될 때, 주님과 동행하며 서로의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3. 2008년 5월 귀국, 한국에 약 3개월 정도 머물 예정입니다. 동역자님들과, 동역 교회들과 병원에서, 신실한 주님을 함께 찬양하는 귀한 만남이 있도록,

4. 2008년 9월 초 감비아로 들어갑니다. 순적히 진행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특별히 가족의 건강과, 엄마 아빠와 떨어져야 할 희진이, 유진이를 위해서 기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