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과 마리아의 편지 [#25]
2012년 4월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For you died, and your life is now hidden with Christ in God”
(골로새서 3:3)
(골로새서 3:3)
안녕하세요? 이제 한국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안식년을 위해 지난 1월에 한국에 도착한 것이 그야말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이네요. 블로그를 통해 11월에 감비아에서, 그리고 1월 귀국하자마자의 소식을 나누기는 했지만, 이렇게 기도편지로 인사를 올리는 것은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감비아를 떠나며…]
지난해 후반 감비아에서의 네번째 우기는 첫 텀의 마무리라는 부담감이 함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선교사에게는 제이미 선교사님이 떠난 후 처음 맞는 우기였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새로 온 의사 카렌과 함께 진료소를 무난히 이끌어나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안현숙 선교사도 데비 선교사님이 떠난 후 홀로 맡겨진 유치원 사역과 학생 재정지원 사역을 잘 감당했습니다. 3개월쯤 남은 시간에 진료팀원들 안에서 생각지도 못한 갈등이 불거졌으나 주님의 은혜 가운데 잘 정리되어 오히려 서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진료소나 유치원에서 저희를 대신할 장기사역자가 충원되지 않은 것이 계속 기도의 제목으로 남았지만, 진료소에 필요한 매뉴얼을 만들고, 유치원의 각종 일들을 분배하면서 빈자리가 최소화되도록 애썼고, 교회개척과 관련된 사역도 동료 선교사와 현지인 교인에게 무난히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감사 중에 하나는, 케바, 바카리, 톰봉 세 사람의 교회 리더들에게 6개월간 꾸준히 해온 제자훈련과정을 은혜 중에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 사람은 매 주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준비하고 참여하는 헌신을 보여주었고, 마지막에는 함께 한 1박 수련회로 감사 가운데 훈련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분주한 우기와 겹쳐 이 과정을 결단하고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돌아보면 이 과정이야말로 지난 한 텀 중 가장 큰 격려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 또 다른 제자를 훈련시켜야 함을 실감하고 있는데, 이 부담이 아름다운 열매로 나타날 날을 그리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사역했던 교인들, 현지인 직원과 이웃들과도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꼭 다시 돌아오라는 말로 인사를 해 주었는데, 특별히 진료소 직원들은 어느 저녁 손수 만들어온 현지음식으로 저희에게 깜짝 송별회를 벌려 감사와 헤어짐의 아쉬움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영국에서의 transition]
유진이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있는 BCS에서의 생활을 마지막까지 힘들어해서 끝까지 조바심을 갖고 기도했습니다. 그 마지막 학기를 잘 마무리하고 두 아이 다 친구와 선생님들과 작별의 시간을 잘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부분이었습니다.
아이들 학교가 끝나고 며칠 뒤인 12월19일 저녁, 선교사님들의 환송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3년 반을 지냈던 서부아프리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영국을 거치면서, 시바노에 단기선교팀을 보냈던 런던한인교회의 어느 권사님 댁에서, 그리고 영국 웩 본부의 브라이언 선교사님댁에서 2주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슬리퍼 차림으로 겨울의 영국 공항에 도착한 아이들은 물론이고 저희도 오랜만에 그곳에서 겨울 옷을 준비했고, 수 년만에 만나는 영국의 지인들과의 해후도 즐기면서 한국으로의 입국을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모국에…]
2012년 1월4일 수요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2005년 이후 7년 만에 맞는 모국의 겨울바람은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첫 두 달 동안은 남서울교회에서 저희 가족을 위해 반포에 선교관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자그만 방이었지만 필요한 모든 것이 깔끔하게 갖추어져 있는 참으로 편안한 공간이었습니다. 차가운 날씨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냈는데,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은 지루함 없이 빨리도 지나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올 한해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있기에, 첫 두 달은 서둘러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알게 모르게 지친 심신에 쉼을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오랜만에 갖는 친가와 외가 식구들과의 만남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3월에는 캐나다에 이민 갔던 한 선교사의 동생네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두주간 동안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3월 중순 반포에서 현재의 안식처로 옮겨 왔습니다. 한 선배님의 배려로 일년간 쓸 수 있게 된 이곳은 햇볕도 잘 드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용인이지만 아이들 학교가 있는 수원과도 가까워 가족모두에게 큰 감사제목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본격적인 재적응 기간]
둘째 유진이는 한국에 돌아온 후 2월에 만 10살이 되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7년 가까이 모국을 떠나있었기에 한국말을 쓰는 일반학교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마침 선배 선교사님들께 수원의 한 기독학교를 소개받았었고 선교사자녀에게 주어진 편입 혜택을 받아 유진이는 중앙기독초등학교 4학년, 희진이는 중앙기독중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3월 초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고단한 삶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중1에 들어간 희진이는 모국어 수업으로 갑자기 늘어난 학업의 부담 외에도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지 못해 계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의 숙제에 버거워하고 코 앞에 닥쳐온 중간고사를 염려하는 것이 엄마나 아빠에게 똑같은 스트레스가 되었던 지난 두 달이었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애초에 기대했던 달콤한 안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진 않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더 적응이 되어가리라 기대는 하지만, 아직은 하루 하루가 특별한 것 없이도 분주하고 빡빡한 느낌입니다. 영육간에 소진된 느낌으로 귀국한 안 선교사는 모국에서의 재 적응과 아이들 교육으로 아직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감사하지만,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가는 것과 한국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여러 생각들과 고민들이 이제 숙제로 남은 느낌입니다.
[감비아 소식]
최근 감비아WEC팀으로부터 날라온 가장 반가운 소식은 졸라 족속을 위한 신약성경이 발간되어 드디어 헌정예배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심미란 선교사님과 졸라 번역팀의 수고를 통해 주님께서 허락하신 큰 은혜였습니다. 이 일에 한국교회와 대한성서공회도 큰 힘이 되었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인쇄 준비중인 만딩가 성경전서가 완성되는 날도 이런 큰 기쁨의 날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시바노에는 이번 달 말부터 간호학교가 다시 문을 열게 되고, 혼자 남은 닥터 카렌이 버거워하다 현재 영국에서 안식월을 갖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시바노 진료소의 남은 팀원들과 간호학교를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저희들을 계속 기다리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전한 사랑의 마음을 나누며…
2012년 4월 27일
-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 보냄을 받은, 요한과 마리아 가족 (한혁준/안현숙/희진/유진) 올림
… 또 감사 Praise …
- 진료소, 유치원 사역등과 교회개척 사역에 인계가 잘 이루어지게 하심을
- 아이들 특히 유진이가 BCS의 마지막 학기까지 잘 끝내게 하심을
- 교회리더들과 함께 했던 6개월의 제자훈련 과정을 잘 마치고 서로를 통해 은혜와 격려를 받게 하심을
- 졸라 신약성경의 발간이 졸라족 및 감비아 교회에 큰 기쁨이 되게 하심을
- 안 선교사 어머님의 척추협착증이 더 악화되지 않고 좋은 선생님께 꾸준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심을
- 한국에 묵을 처소와 아이들의 학교를 미리 예비해 주심에도
- 이번 5월에 한 가정, 아마도 내년 초에 한 싱글… 그렇게 한국인 선교사님들이 감비아 웩 사역을 위해 함께 하게 되십니다. 언젠가 심었던 이 기도의 응답에도 감사를 올립니다.
… 그리고 기도 Prayer …
- 케바, 바카리, 톰봉, 세 사람의 마음 가운데 제자를 키우고자 하는 마음의 결단이 새로워지고 그 일이 속히 시작됨을 볼 수 있도록
- 희진이와 유진이가 한국의 학교생활을 즐기고, 학교를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 안식년으로 주어진 시간이 영육간의 깊은 쉼과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 다음 스텝을 위해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선한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제자훈련팀: 톰봉, 케바, 바카리 형제와 강가에서]